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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인기 만화 잡지 '점프'에서는 인기 만화라던가 밀어주고 싶은 만화들을 표지로 선정하곤 하죠.
원피스같이 굵직한 작품들이 자주 표지로 선정됩니다.
마찬가지로 이번 주에 가장 우수하고 밀어주고 싶은 논문이 표지 논문이 됩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논문은 'Advanced Materials'라고 재료공학 분야에서 TOP급에 속하는 저널에 표지논문으로 선정된 연구입니다.
학교와 학과마다 다르지만 저널에 논문을 1~4개 정도 실으면 박사 학위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저널에는 논문을 싣지 못하고 다른 저널에 논문을 발표하죠.
보통 교수님들 문 앞에 붙은 논문들이 이런데 발표한 논문입니다.
그런데, '에너지 하베스팅' 들어보셨나요?
한번 봅시다.
역대급 탈모치료를 위해 에너지 하베스팅을 접목한 기술, 마찰 전기를 이용하여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술 , 물 한 방울로 전기를 만드는 기술, 대기 중 수증기로 전기를 만드는 기술, 촉각을 전달하는 기술, 와이파이로 충전하는 기술 등 엄청 많습니다.
참고로 저는 에너지 하베스팅을 전공하지도 연구하지도 않은 사람이에요.
다만 재밌어 보이는 연구들을 보다 보면 흥미롭게도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이 저변에 깔려 있습니다.
이게 의미하는 게 뭘까요?
미래에 다가올 아주 유망한 기술이라는 의미겠죠.
제가 의도하고 에너지 하베스팅만 소개해드린 게 아닌데 다수의 논문에서 언급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현실적으론 이걸 연구하면 취업은 잘 안 되는 편입니다.
그러니까 시청하는 분들 중에서 내가 취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다른 걸 연구하는 게 국내에서는 좋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2020년 1월에 공개된 성균관대학교의 전성우 박사와 방창현 교수 그리고 한국세라믹기술원의 조성범 선임연구원이 발표한 이 연구 역시 에너지 하베스팅 그중에서도 마찰 전기를 이용한 혁신적인 기술입니다.
참고로 저는 '혁신'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아무튼 연구진은 말합니다.
"계속해서 충전하고 배터리를 바꾸는 건 유지 비용과 시간들이 너무 많이 들어서 웨어러블 기술들에 적합하지 않다."
즉 기술은 인간의 편의를 증진시키기 위해 발전해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 하베스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에너지를 많이 못 만들어낸다는 점에 있습니다.
우리가 움직일 때 운동에너지가 만들어지는데 이걸 어떻게 전기에너지로 바꿀 수 있을까?
아니, 만드는 건 당연한 거고 이 에너지를 어떻게 최대한 효율적으로 그리고 크게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해보세요. 제가 과거에 소개해드린 다수의 에너지 하베스팅 연구들은 혁신적인 방법으로 전기를 만들어내긴 했지만 여전히 그 양이 적어서 스마트폰을 충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연구진은 말합니다. 지금 대부분의 소자들은 일정 방향에서만 에너지를 모으고 있다고요.
무슨 말이냐면 사람 몸에서 생성되는 대부분의 에너지들은 수평적인 방향, 즉 X축에서 나오는 에너지들에요. 그렇죠?
이렇게 막 비비는 건 수평이잖아요.
근데 만약에 X축뿐 아니라 Y축에서도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수집해낼 수 있다면 어떨까요?
에너지 효율은 올라가겠죠. 생각해봅시다.
실생활에서 발생되는 바람이라던가 물의 움직임 이런 것들은 여러 방향에서 막 오잖아요.
근데 지금 대부분의 마찰 전기 하베스팅 소자들은 단지 한 방향에서만 에너지를 수집하고 있으니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모을 수 있다면 효율이 올라가지 않겠어요?
아 근데 이런 아이디어는 누구든지 낼 수 있습니다.
이 아이디어를 어떻게 현실로 구현하는가가 공학자의 몫이죠.
연구진은 고민 끝에 머리카락 구조를 가진 특이한 구조를 만들어 냅니다.
마치 소장에 있는 융털 같기도 하죠.
생각해보면 우리 몸의 융털만 하더라도 최대한 표면적을 넓혀서 영양소를 잘 흡수할 수 있는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죠.
재밌는 게 뭔지 아세요?
융털의 사이즈도 100 마이크로미터 정도로 머리카락 두께 수준인데 이 연구에 사용된 머리카락 모양의 구조물도 높이가 180 마이크로미터 정도로 크게 다르지가 않아요.
그럼 왜 머리카락 모양의 구조물이 특이한가?
특정한 물체의 마찰이 있으면 전자가 이동하게 됩니다.
왜냐면 눌린 부분과 눌리지 않은 부분의 압력 차이가 일종의 전자 흐름을 만들어 내거든요.
눌린 부분에서의 압력 차이가 발생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죠.
여러분이 눈여겨봐야 할 것은 이 마이크로-structure의 놀라운 효율입니다.
이렇게 표면에 아무것도 없으면 가끔 확 튀는 값들이 있긴 하지만 충전량도 엄청 낮습니다.
반면 표면에 라인을 다닥다닥 그어서 라인 구조를 만들어주면 갑자기 전압 생성량이 확 늘어나고 충전되는 양도 많아집니다. 여기서 이제 연구진이 만들었던 머리카락 모양의 구조물로 바꿔봅시다.
그러면 여전히 전압이 잘 생성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눈썰미가 있는 분들은 눈치챘을 겁니다.
여러분이 봐야 할 것은 충전된 양입니다.
라인 구조는 y축에서만 충전이 잘되고 x축에서는 충전이 안 되는 수준이나 다름없습니다.
반면 머리카락 구조는 x축과 y축 모두 충전을 시킬 수 있습니다.
훨씬 더 효율적이죠.
정리해서 말씀드리면 나노구조가 있으면 일단 충전량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나노 구조를 머리카락처럼 만들면 다방향에서 충전이 가능함으로써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더 재밌는 걸 말씀드리죠.
에어컨을 이용하여 질소를 쏠 때 머리카락 구조물은 계속해서 압력을 받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즉 이 말이 뭐냐면 바람이 약하게 부는 것을 통해서도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고 실제로 보시는 것처럼 전기를 만들어 냈습니다. 쉽게 말해서 지폐를 펴는 힘의 5분의 1 수준에서도 반응합니다.
물론 효율은 직접 마찰을 줄 때보다는 떨어집니다.
그러나 가까운 미래에는 옷에 소자를 붙이고 걷기만 해도 전기가 생성되어 스마트폰을 충전하든 아니면 웨어러블 장비들을 사용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아직 스마트폰을 충전하기엔 충전량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러나 일단은 스마트워치같이 작은 것에서 시작하여 빠른 시일 내에는 스마트폰도 충전하고 더 나아가 전기자동차조차 충전할 효율이 나오지 않을까요?
지금 당장은 네티즌들도, 일부 전문가들도 하베스팅으로 기껏해야 스마트워치나 충전할 것이라 전망하지만 역사는 전문가들조차도 엄청난 허당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일론 머스크를 예를 들면 뉴욕 타임스는 2007년경 테슬라의 자동차들은 절대로 세상 밖으로 못 나올 것이라고 비아냥 거렸습니다.
실리콘밸리의 한 큰 커뮤니티에서는 테슬라의 자동차를 기술 산업계의 실패작으로 선정했죠.
그러나 지금 테슬라의 자동차들은 사람들을 매료시켰고 실패를 장담했던 전문가들은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모델 3가 현재 돌풍을 일으키고 있죠.
단차나 서비스가 최악이긴 하지만 일론은 말합니다.
"헨리 포드가 저렴하고 튼튼한 자동차를 만들었을 때 사람들은 왜 말을 안 타고 그딴 걸 만드냐고 했죠.
그러나 포드는 도전했고 포드는 성공했습니다."
저도 테슬라를 처음 타보고 나서는 사람들이 왜 열광했는지 알 수 있겠더라고요.
너무 혁신적이고 소음도 적으며 속도 또한 굉장히 빠르며 심플했죠.
시간은 조금 걸리겠지만 정말로 충전하지 않는 스마트폰이 나온다면 얼마나 편리해질까요?
전기자동차가 굉장히 충전 시간이 길지만 점점 단축될 거고 충전하지 않아도 움직일 수 있는 차량으로 진화한다면 너무너무 편하고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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