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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 - 아인슈타인
"신이 주사위를 가지고 뭘 하던 신에게 이래라저래라 하지 말게나" - 보어
오늘 들려드릴 과학 얘기는 아주 옛날 유명한 과학자들인 아인슈타인과 보어의 과학 싸움 내용입니다.

1932년 10월 아인슈타인은 연구를 할 젊은 학자를 찾던 중 러시아의 포돌스키와 미국의 로젠을 뽑습니다.
그리고 이 세 명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론 물리학 역사상 가장 난해한 EPR 역설을 탄생시킵니다.
양자역학에 따르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지식의 정확도에는 넘을 수 없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쉽게 말해서 지금 제가 흔들고 있는 이 장난감이 정확히 어디 있는지 그리고 정확히 어느 정도의 속도로 움직이는지 두 데이터를 동시에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저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 장난감의 정확한 속도와 위치를 동시에 알 수 없습니다.
그저 확률만을 알 수 있을 뿐이죠.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이치에 맞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라며 이 한계를 돌파할 방법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입증하기 위해 위치와 속도를 둘 다 동시에 측정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립니다.


Einstein-Podolsky-Rosen = EPR
그들은 1935년 `양자역학은 물리적 실체를 완전히 서술할 수 있는가?`이라는 논문을 발표하며 과학자들에게 신으로 불린 아인슈타인 라이벌 보어와 당대 물리학자들에게 공격을 가합니다.
그들이 발표한 논문은 단 네 장.
이 네 장은 전쟁의 서막이었습니다.
1935년 5월 4일 토요일 뉴욕타임스는 `아인슈타인, 양자역학 공격한다`라는 기사를 발표하며 아인슈타인과 보어의 전쟁을 보도했죠.
EPR은 논문의 마지막을 "우리는 양자역학이 물리적 실체를 제대로 서술하지 못하는 것을 보였다"라고 장식하며 보어를 도발했죠.
EPR의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인공 눈물이 이렇게 붙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걸 뗀 다음 같은 속도로 이를테면 초속 10cm의 속도로 반대 방향으로 이동시킵니다.
그다음 오른손에 든 인공 눈물의 위치를 측정합니다.
그러면 왼손에 든 인공 눈물의 위치도 바로 알 수 있게 됩니다.
왜냐면 같은 속도로 반대 방향으로 이동시켰으니까요.
오른손에 든 인공 눈물의 위치가 +50cm라고 합시다.
그러면 왼손에 든 인공 눈물의 위치는 -50cm겠죠.
즉 자연스럽게 정확한 위치와 속도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값을 동시에 알 수 없다는 양자역학을 정면으로 반박해 버렸죠.
EPR이 주장한 핵심은 여러분이 여기에 있는 인공 눈물에 어떤 짓을 하든 저기에 있는 인공 눈물은 아무런 관심도 두지 않는다는 겁니다.


보어의 동료였던 `Leon Rosenfeld`는 보어에 EPR의 논문을 보고합니다.
Rosenfeld는 보어가 보고를 듣자마자 표정이 굳어버렸다고 회고했죠.
그리고 EPR역설에 대한 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한 채 모호하고 설득력이 떨어지는 논문을 `Physical Review`에 EPR의 논문과 같은 제목으로 발표합니다.
그런데 얼마 뒤 물리학자 슈뢰딩거가 EPR의 논문에 문제를 제기하며 양자 얽힘을 언급합니다.
EPR은 떨어져 있는 것들은 서로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런데 세상은 그렇게 이루어지지 않았던 거죠.
입자 하나가 지구에 있고 나머지 하나가 250만 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 은하에 있다고 합시다.
지구에 있던 입자의 정보가 바뀌면 그 즉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안드로메다은하에 있는 입자의 정보도 바뀌게 됩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떨어져 있는 것들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EPR의 아이디어를 반박할 방법을 1964년 물리학자 Bell이 떠올렸고 1970년대 프리드먼과 클라우저가 실험을 입증하며 EPR의 역설은 틀린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아인슈타인은 양자역학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에게 있어 실체를 제대로 서술하지 못하는 양자역학은 불완전했습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그의 조수에게만 어쩌면 신은 심술궂을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어쩌면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답이 틀렸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왜냐면 과학에 있어 답은 계속해서 바뀌기 때문입니다.
어제의 답이 오늘의 답이 아닐 수도 있죠.
실제로 한 학생이 물리학 시험문제가 작년과 완전하게 똑같이 나오자 의아해서 아인슈타인에게 왜 작년 기말고사와 같은 문제를 냈냐고 물어봅니다.
그러자 아인슈타인은 답합니다.
"나도 알고 있네. 하지만 올해는 답이 다를 걸세!"

같은 문제인데 다른 답이 나온다고 말하면 학생으로서는 황당할 것 같습니다.
그 학생은 문제를 잘 풀고 답을 찾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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