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밤하늘을 바라보면 그렇게 고요하고 조용할 수가 없습니다.
밤하늘의 조용한 공간. 하늘에서 보지는 저 텅 빈 곳은 쥐 죽은 듯 고유한 세계로 보입니다.
그런데 1927년 한 학자로 인해 이 고요한 세계로 보이는 저 텅 빈 곳에서 광란의 춤이 미친 듯이 그런데도 매우 비밀스럽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그 광란의 춤이 인류가 지금까지 접근조차 하지 못했던 역사상 가장 어려운 문제의 최대 걸림돌이었습니다.
1927년 독일의 물리학자인 하이젠베르크가 발견한 불확정성 원리는 기존의 물리학을 말 그대로 박살 내 버립니다.
그가 발견한 원리는 인류가 지구에 탄생하고 1927년까지 바라봤던 모든 관점을 완전히 바꿔 버렸어요.
사실 그전까지만 하더라도 물리학자들은 이 양자역학이란 새로운 학문이 실험 결과를 잘 재현하고는 있지만 모든 진실이 밝혀지면 양자역학은 고전 물리학에 통합되리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불확정성원리가 발견되며 이들의 희망은 완전히 물거품이 됐습니다.
물리학자 브라이언 그린의 표현을 빌리면 `불확정성 원리`야말로 범우주적인 진리이자 동시에 인간의 한계를 천명한 원리입니다.
양자역학은 매우 작은 것들을 다룹니다.
이 미시적인 영역에서 물체의 위치와 속도는 절대 무슨 일이 있어도 신조차도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 낼 수가 없습니다.
만약에 여러분이 상자 안에 아주 작은 전자를 가둬 놓이었다고 합시다.
그리고 이 상자를 계속해서 작게 만듭니다. 그렇게 계속해서 작게 만들어 한 점까지 줄이게 되면 전자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 수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전자는 공간이 좁혀지면 좁혀질수록 매우 격렬하게 움직이며 예측도 할 수 없는 속도로 미친 듯이 상자의 벽에 부딪힐 겁니다.
인간이 절대로 측정해 낼 수 없는 미친 속도로 움직일 거에요.
인간은 가장 거대한 것부터 가장 작은 것까지 모든 것을 알고 싶습니다.
우리가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입자들의 위치와 속도를 모두 알아야 해요.
그런데 우리는 둘 중의 하나만 알 수 있어요.
양자택일 세계 확률의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아마도 앞으로 인류는 절대로 미래를 100% 정확하게 알 수 없을 겁니다. (현재 알려진 바에선)
두 값 중에 하나만 알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100% 알 수는 없을지라도 과학이 발전하고 또 발전하면서 100%는 아니지만 거의 그에 근접할 정도로 정확하게 알아낼 수는 있습니다.
2021년 7월 15일 nature는 이례적으로 같은 시기에 공개된 두 개의 논문을 동시에 표지로 소개합니다.
두 연구는 이렇게 표현됩니다. 양자 한계에서의 나노스 피어 그리고 하이젠베르크의 한계에 접근한다.
두 연구는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에요.
nature의 이 표지가 의미하는 것은 바로 빛으로 작은 입자를 포획하고 붙잡아둔 모습입니다.
최근에 양자컴퓨터를 비롯해서 매우 많은 양자 기술들이 등장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양자 기술이 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아주 작은 입자들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고 있어요.
왜냐면 얘네는 앞에서 말했듯이 위치랑 속도를 정확하게 알 수 없거든요.
측정도 못 하는데 어떻게 제어하겠습니까?
즉 양자컴퓨터부터 양자 보안, 통신 이런 것들이 제대로 활용되려면 양자역학적인 상태를 제어하고 제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 연구는 양자역학적인 상태를 제어하는 방법들을 보였고 미래에 거시적인 규모에서 이 양자 상태를 제어하는 기술의 토대를 닦은 겁니다.
훗날 노벨상이 수여된다면 양자 상태를 제어하는 연구를 동시에 발표한 이 두 팀의 교신저자 혹은 1 저자가 공동 수상하게 될 겁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알고 있는 것들과 아주 아주 작은 물체들 사이에는 매우 큰 차이가 있습니다.
대체로 매우 작은 세계들은 굉장히 연약합니다.
조금만 툭 건드려도 변화하죠.
하이젠베르크 불확정성 원리라고 입자는 속도와 질량 중에 두 개 중에 하나만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습니다.
이거는 자연의 내재한 한계에요.
이 입자의 속도를 정확하게 측정하면 질량이 불확실해지고 질량을 정확하게 측정하려고 하면 속도가 불확실해집니다.
그런데 오스트리아의 빈 대학 로렌조 박사과정 연구원이 2021년 7월 nature에 발표한 연구는 이 불확실한 양자를 눈에 볼 수 있는 수준으로 가둔 뒤 실시간으로 관측하고 제어하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거의 하이젠베르크의 한계에 근접할 정도로요.
하이젠베르크의 한계치보다 고작 1.7배 더 높은 수준이죠.
그것도 상온에서 해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양자역학의 상태 측정과 제어를 동시에 해낸 거죠.
더 쉽게 말하면 엄청나게 작고 계속해서 움직이는 이런 것들을 딱 붙잡고 측정하고 제어를 한 겁니다.
연구진은 60년대에 유행하던 우주탐사 및 신경 이미지용으로 사용되는 Kaman filter를 사용하여 이 결과를 얻어냈습니다.
Kaman filter는 1960년대 개발된 알고리즘인데 불확실성을 필터링합니다.
이 연구팀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팀이며 양자 제어에 성공한 거죠.
쉽게 말해서 아주 작은 것들을 제어하고 제어하는 것에 성공한 겁니다.
하이젠베르크의 한계에 근접할 정도로요.
그리고 이런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원리 그리고 양자역학의 한계는 그 어떤 신이라도 그러니까 종교에서 말하는 그 어떤 신이라도 알 수 없는 문제입니다.
저는 종교에서 말하는 신은 사실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주를 창조한 `무엇`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무엇`이 수학인지 우연인지 혹은 어떤 특별한 입자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무엇`에 의해서 우주는 탄생하고 시작됐다고 생각합니다.
하이젠베르크는 신이 정말로 존재하는지에 대해서 폴 디랙과 닐스 보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눕니다.
디랙은 "신은 인간들의 환상의 산물"이라면서 신과 종교의 존재를 부정합니다.
그러나 보어는 종교는 개개인의 활동을 인도하고 불안을 극복하게 해주는 힘이 있다며 종교의 중요성에 대해서 말하면서 한 미신을 믿는 남자 이야기를 해줍니다.
닐스 보어의 별장 근처에 사는 한 남자는 말편자를 현관에 걸어두고 이걸 걸어두면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 친구가 그 남자한테 그딴 미신을 믿냐고 그렇게 물었어요.
그러자 그 남자는 말했습니다. "물론 믿지 않아. 하지만 저건 믿지 않아도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하더라고."